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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다큐

만정제 ‘춘향가’의 한 허리를 베어 굽이굽이 펼쳐내는 서명희의 소리

[시사월드] 임현정 에디터= “꿈아, 무정한 꿈아…가시는 임 꼭 붙들어 주고 잠든 나를 깨울 것이지 꿈도 빌어 볼 수가 없었구나!” 오는 11월23일 (토요일) 오후 3시 한국문화재단이 주최하고 문화재청이 후원한 가운데 한국문화의집(KOUS)에서 '판소리 서명희 명창'의 예인열전이 펼쳐진다. 이 밖에 제1부, 고수 고정훈, 제2부 신규식 명인이 함께 하며 관객의 감흥을 고조시킨다.

명창 서명희가 부르는 춘향가는 주인공 성춘향과 이몽룡의 사랑 이야기를 넘나들며, 애절한 목소리가 심오함을 더해준다. 춘향의 정절을 노래하고 있는 이 가사 속에는 , 천민들의 신분 상승에 대한 욕구가 담겨 있으며, 그 시대의 사회적 특권 계급의 횡포를 고발하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것들은 오늘날 시대상을 엿볼 수 있다. 

만정 김소희 소리를 잇고 있는 서명희의 '만정제 춘향가'는, 오리정에서 이몽룡과 이별한 후 꿈에서도 임을 보지 못하는 춘향의 상사 대목부터, 이몽룡이 한양에서 장원 급제하는 대목으로 건너가면서 절정을 이룬다.

만정제의 춘향가는 만정 김소희가 자신이 배운 소리들을 재편하여 새롭게 구성한 바디로, 스승인 송만갑, 정정렬, 정응민(정권진)의 소리 대목들을 적절하게 섞어 빚어냈다. 또 각 대목의 상황에 적절한 소리들을 변화 없이 그대로 따오는 방식을 취한 판소리다.

서 명창은 여성스럽고 고운 목소리로 세련된 기교들을 사용하여 소리를 꾸며 부르는 동시에 고요하면서 외침이 곁들여진 듯, 지나친 엇붙임과 도약 진행을 절제하며 간결하고 고제처럼 부르기도 한다.

이번 예인열전 공연 중심의 서명희 명창은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춘향가 이수자로서 1964년 전남 목포에서 출생했다. 판소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어머니의 피를 이어받아 일찍이 소리를 배우고, 13세 되는 해 목포 시립국악원에서 소리길에 입문했다.

이후 19세 되던 해,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신영희(현,국가무현문화제 제5호 판소리 춘향가 보유자)의 제자로 입문해 2008년도 제9회 박동진 명창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어 2016년에는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춘향가 이수자로 지정됐다. 이 같은 서 명창의 활동은 춘향가를 대중화의 길로 활짝 열었다. 또 2011년 ‘사단법인 국악단소리개’를 창단해 우리 전통음악을 퓨전화 하는 등 국악의 전통적 메커니즘을 널리 알리는데 힘써왔다.

그런 가운데 2015년에는 외교부와 코레일이 주최한 유라시아 친선특급 광복70주년 공연에 출연하는 등, 장기간에 걸쳐 국내외를 비롯해 민간외교 활동을 활발히 펼쳐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