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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환철의 인생이모작 깨끗한 지방자치 만들기... "고비용 저효율 지방자치 구조의 타파"

-전라북도의 미래를 여는 시민강좌-

: 신 환 철(전북대, 명예교수; 전라북도시민참여포럼 상임대표)

[시사월드] 컬럼리스트 신환철 = 깨끗한 지방자치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강연회가 전라북도 전주에서 20191114() 열렸다. 전라북도 미래를 여는 시민강좌의 형식으로 진행된 이날 행사는 씨알재단(이사장: 김원호)이 주관하였고, 신문명정책연구원 장기표 대표님께서 고비용저효율의 지방자치 타파를 위한 제언의 특강이 있었다.

우리나라 민주주의와 지방자치의 발전을 위해 평생 애써오신 정치비평가 이시자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지성인이신 장기표 선생님의 강연은 갈 길을 잃고 방황하는 우리나라 지방정치에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주는 귀중한 시간이 되었다. 다음은 필자가 강연회의 여는 말을 정리한 내용이다.

돌이켜보면 한국의 지방자치가 복원되지 거의 30년이 되어가는 시점에서 많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지방자치가 성공적으로 정착되어 지역사회가 발전되고 지역주민들이 보다 행복해지기를 원했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못한 것 같습니다.

특히, 지방자치의 고비용 비효율구조가 더욱 악화되어 가면서 지방의 존재 자체를 위태롭게 하고 있습니다. 물론 깨끗해야 할 지역의 정치권은 기득권 세력의 패권주의로 주민과는 불통의 벽을 쌓으면서 그들만의 특권을 고착화 시키고 있습니다.

지방자치의 실현으로 많은 변화와 그로 인한 시민들의 만족도가 높아간 것 또한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시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은 두고두고 반성하고 성찰해야 합니다. 그동안 수많은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고도 제대로 내세울 것 없이 시간만 허송세월한 지난 30년에 대해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습니다.

지방자치의 실천을 그토록 주창해온 저 역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지만, 저희 같은 교수들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기껏해야 연구나 칼럼을 통한 의견의 제시나, 강의를 통한 주장과 설득이 대부분이지만 그 역시 실천과는 거리가 먼 한계가 있습니다.

지방자치의 고비용 저효율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계층의 축소나 시군통합이 지방행정체제의 개혁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러나 전주와 완주는 여러 차례의 통합이 무산된 채 서로 간 협력도 원활치 못하고 있습니다. 전라북도의 몇 개의 자치단체를 제외하고는 현저히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반면에 공무원의 수는 늘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중간계층의 간부직 공무원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상황에서 자체 수입으로는 인건비조차 충당하기 어렵습니다. 지방정부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형태의 정부 구성이 도입될 필요성이 있음에도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상황이 이럴지언정 지방정부는 시민의 부담으로 편성된 예산을 절감하려는 노력보다 어떻게 하면 주민들을 위한 선심성 예산을 편성할 것인가 골몰하고 있습니다. 복지의 명목으로 지급되는 각종의 현금성 수당은 물론 이벤트성 지역축제들이 경쟁적으로 열리고 있습니다. 특히, 지역주민을 모으는 가장 선호하는 방법으로 인기 연예인을 모셔오는데 들어가는 엄청난 비용은 과히 낭비의 정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저 출산과 초 고령화, 그리고 젊은 층의 유출로 지방의 소멸론이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시점에서도 고비용 저효율의 폐단을 타파하려는 고민의 흔적은 엿볼 수 없습니다.

한편, 지방정부를 구성하는 지방선거에서 중앙 정치권이 행사하는 공천권은 민주주의 발전은커녕 깨끗한 자치를 실현시키려는 지방의 자정 노력조차 옥죄고 있습니다. 지역에 기반을 둔 정당정치에서 사실상 당선을 담보하는 공천을 미끼로 이루어지는 밀실 공천은 부패의 온상이 되고 있습니다. 동일 정당에 의한 지방의회 지배는 집행부에 대한 견제기능이 마비되면서 예산과 인사에 관한 단체장의 무소불위의 전횡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언제부턴가 지역의 비판세력이어야 할 언론과 시민단체는 정부가 주는 광고와 보조금 때문에 그 기능을 스스로 저버리고 있습니다. 사법상 소추에 의해서만 그 권한이 통제되는 단체장의 권력 역시 이를 비호하는 토호세력과의 카르텔을 형성하여 은밀하고 이루어지는 권한 행사로 깨끗한 정치는 물 건너가고 있는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이처럼 지방자치가 시민들에게 행복과 희망을 가져다주기는커녕 불안과 좌절을 주고 있음에도 어느 누구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힘든 상황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사단법인 씨알이 기획한 초청 강연을 통해 잠자는 전주시민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 개인적으로 품어왔던 지방자치의 두 가지 큰 문제점 고비용 저효율 구조와 지역 토호세력의 고착화를 극복하여 깨끗한 지방자치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 번 갖게 하였습니다. 이처럼 의미 있는 자리에 여는 말을 할 수 있게 기회를 주신데 감사드리면서 오늘의 자리가 전북의 미래를 열어가는 희망의 메시지를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이 되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